"올해 1조 찍는다"…하나투어 대표 영입한 이 회사 [긱스]

입력 2023-07-12 09:17   수정 2023-07-17 15:02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마리트'라는 약칭으로도 불리는 여행 스타트업 마이리얼트립이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젊은 자유여행자를 위한 현지 투어, 액티비티 상품 등을 중심으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여행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온 마이리얼트립이 전국 여행사 등과 손잡고 중장년층까지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입니다. 이를 위해 육경건 전 하나투어 대표를 지난 2월 영입해 B2B 사업을 총괄하는 사내 독립기업(CIC) 대표로 임명했습니다. 한경 긱스(Geeks)가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와 육 대표를 만나 회사의 전략을 들어봤습니다.


"마이리얼트립이 11년 됐는데 사실 저희 부모님은 단 한 번도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셨어요. 부모님이 정말 중요한 얘기를 하셨는데요. 일반적으로 여행 플랫폼들이 강조하는 게 빠른 예약, 간편한 결제 이런 거잖아요. 그런데 부모님 세대들은 몇백만원 하는 여행 상품을 볼 때 빠른 결제가 중요한 건 아니라는 거예요. 상담을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하셨죠."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는 "올해부터 전국 여행 대리점 등과 제휴를 맺고 'B2B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여행이 패키지여행도 있고, 기업여행(출장)도 있는데 그런 부분을 커버하지 못했던 것에 아쉬움이 있었다"며 "중장년층까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여행 플랫폼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리얼트립은 육경건 하나투어 전 대표를 영입해 B2B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3개월여 만에 제휴사(여행사, 대리점) 450여 곳을 확보했다. 연말까지 1000개사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제휴사들과 함께 여행 컨설팅부터 맞춤형 여행 프로그램까지 제공하는 ‘여행 전문가 연결 서비스’도 선보였다.

이 대표는 "전국 제휴사들과 협업해 비즈니스 항공권, 단체 맞춤 여행, 기업 주거래 서비스 등 법인 영업 분야로도 확장할 것"이라며 "여행 슈퍼 앱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했다.

다음은 이 대표, 육 대표 등과의 일문일답.

Q. 마이리얼트립이 B2B 사업을 강화하는 이유가 뭘까요.
A. (이 대표) 그동안 B2C 위주로 사업을 하면서 다양한 자유여행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해 왔습니다. 그런데 꼭 여행이 자유여행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고객 요구도 있었고, 언젠가는 B2B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죠. 그런데 작년 11월에 터키항공이 주최한 여행에서 경건 님(육경건 대표)을 만나 뵙게 됐고, 사업을 맡아주시면 너무 잘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죠.


Q. B2B 제휴는 잘 이뤄지고 있나요?
A. (이 대표) 현재 전국 450여 곳의 여행사, 대리점 등과 제휴했고요. 여행 전문가 연결 서비스도 선보였습니다. 저희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여행사와 연결해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죠. 기존에는 내가 서울 강남역 인근에 산다면 근처 대리점만 가게 되잖아요. 그런데 대리점마다 다 특화 상품이 다르거든요. 어떤 여행사는 골프 여행에 특화돼 있고, 어떤 곳은 트레킹이나 출장 여행에 특화돼 있고요. 그래서 저희가 이런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은 것입니다.

Q. 마이리얼트립은 여행사와 연결해 준 뒤 수수료를 받는 구조인 건가요?
A. (이 대표) 상품이 판매되면 이익의 일부를 나눠 갖습니다.

Q. 야놀자, 인터파크, 여기어때 등 다른 여행 플랫폼과 차별점이 있을까요?
A. (이 대표) 저희는 과거 10여년간 가장 공들인 부분이 여행 현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현지에서 즐길 수 있는 투어, 액티비티 등이 규모 면에서 가장 크고 저희의 특장점입니다. 전통적으로는 유럽, 미주 등에 강했고요. 지금은 거의 세계 모든 지역을 다 커버하고 있습니다.

Q. 마이리얼트립 이용자는 주로 젊은 층이 많은 거 같습니다.
A. (이 대표) 지금까지는 그렇습니다. 2030 비중이 거의 70%라고 보시면 됩니다.

Q. 중장년층을 잘 끌어올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A. (이 대표) 사실 배달의민족이나 네이버 쇼핑, 이런 것들도 시작할 때는 2030 중심으로 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누구나 쓰잖아요. 앱 편의성도 좋아지고, 저변 확대가 많이 된 것이죠. 이미 5060 세대도 저희 고객이고요. B2B 사업 확대로 대리점도 들어오고, 사용 편의성도 높이면 모든 세대가 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육 대표께서는 B2B 사업이 기존 마이리얼트립 서비스와 잘 융합되겠다는 생각이 드십니까?
A. (육 대표) 일단 모든 여행업계는 트렌드가 바뀐다는 것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어요. 저희가 대리점들과 50% 정도씩 수익을 나누겠다고 하면서 여행업계 대리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 업계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고요. 마이리얼트립 성장성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대리점들이 왔다고 생각을 하고요. 궁극적으로는 마이리얼트립이 모든 연령층이 다 들어와 다양한 테마를 즐길 수 있는 그런 앱으로 발전해 나가게끔 만드는 게 B2B 사업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Q. 기업 출장 서비스도 강화하실 계획인가요?
A. (육 대표) 기업 여행 서비스 시스템이 8월 안에 나올 것 같습니다.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고요. 그동안 기업 출장 시장에는 '메기'가 하나도 없었어요. 저희가 좀 해보려 합니다. 기업 총무부 등에서 아주 편하게 쓸 수 있게요. 다 기술이 해결하는 거거든요.

Q. 거래액은 늘어나는 추세인가요?
A. (이 대표) 코로나19 전에는 매년 거래액이 3배씩 늘어나는 추세였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일시적으로 주춤하긴 했지만 작년 거래액은 6000억원 이상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확실히 1조원을 돌파할 것 같고요. 지금 여행시장은 통계 지표를 보면 2019년 피크 대비 한 70% 정도는 회복됐습니다.


Q. 매출은 어느 정도인가요?
A. (이 대표) 작년에 220억원 정도였습니다. 코로나 전인 2019년에는 360억원까지 했고요. 이게 코로나 시기에 최저 44억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B2B 사업이 추가되면서 1000억원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육 대표) 제가 옆에서 보면 지금 기존 패키지여행 회사들은 사실 2019년 대비 50% 정도 매출이 나오고 있거든요. 그런데 마이리얼트립은 2019년 대비 거의 2배를 넘고 있습니다. 사실 엄청난 숫자라는 것을 얘기하고 싶습니다. 패키지여행과 자유여행 사이에 온도 차가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Q. 영업이익(흑자)도 나오고 있나요.
A. (이 대표) 지금 지표를 보면 7월부터는 손익분기점(BEP)을 넘길 거 같습니다. 그래서 올해가 중요한 거 같고요. 저희를 비롯해 많은 스타트업들이 거래액과 매출은 꾸준히 늘어나면서도 수익성은 좀 포기를 했었는데요. 이젠 수익도 달성하면서 성장도 꺾이지 않는 그런 구조를 만들어 가려 합니다.

Q. 마이리얼트립 월간이용자수(MAU)는 어느 정도인가요?
A. (이 대표) 300만 명 수준입니다.

Q. 투자는 얼마나 받으셨죠?
A. (이 대표) 누적 투자 유치액은 1200억원 정도입니다. 작년 7월에 VIG파트너스로부터 500억원 투자받은 게 마지막이었고, 올 하반기쯤 추가 투자 유치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Q. 항공권 발권 사업에도 관심이 큰 거 같습니다.
A. (이 대표) 항공권 자체로는 마진이 많이 남지 않지만 여행자들 입장에서 항공권이 여행의 시작이죠. 공급 관점에서 보더라도 항공사들과 관계를 어떻게 가져가느냐는 패키지여행 사업을 전개하는 데 중요합니다. 항공사 좌석을 선점하는 게 필요하기 때문이죠. 저희가 2018년 가을부터 항공권 사업을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규모가 커진 것은 작년부터입니다.

Q. 최근 인공지능(AI) 챗봇 '챗GPT'를 접목한 여행 플랜 서비스도 내놨습니다.
A. (이 대표) 여행자에게 일정은 매우 중요한 거잖아요. 내가 일본 도쿄를 간다고 했을 때 3박 4일 동안 뭘 할까 하는데 AI가 그 사람 취향이나 맥락에 맞게 일정을 짜줄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는 서비스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양한 AI 기술들이 있는데 여행을 어떻게 접목할까를 계속 보는 관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Q.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고 계신 게 있나요?
A. 저희가 일본에서 캐치테이블 같은 서비스와 제휴를 맺으려 합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티켓 판매도 하고 있고요. 저희가 현지에 강한 서비스라고 했잖아요. 현지의 영역은 매우 넓거든요.

Q. 마이리얼트립에는 커뮤니티 서비스도 있습니다.
A. (이 대표) 사실 여행자들에게는 정보라는 게 필요하잖아요. '도쿄의 맛집이 뭐가 있지, 런던에 가볼 만한 곳들이 뭐가 있지'라고 궁금할 때 커뮤니티가 도움이 되겠죠. 많으면 하루에 글이 700개씩 올라오거든요. 여행 정보가 쌓이고, 커뮤니티 안에서 여행 동행을 찾는 기능도 있어요. 동행이 누구냐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있잖아요. 그래서 본인 인증 서비스라든지 이런 걸 넣어서 좀 더 신뢰를 확보하고 있죠.

Q. 인바운드 사업(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관심이 있으신가요?
A. (이 대표) 저희가 작년에 스타트립을 인수한 게 그런 이유입니다. K팝, K드라마 등 K컬처를 주제로 한 투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하이브가 평창에 '인더숲'이라고 일종의 부동산 투자를 해서 BTS 관련한 테마 숙소를 만들었는데 팬들 '성지순례' 행렬이 엄청나거든요. 이런 식으로 지식재산권(IP)을 갖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들도 관심이 많습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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